화곽주부和郭主簿 2首 곽郭 주부主簿에게 화답하다.
►주부主簿 주현州縣의 문서담당 책임자급 관직官職.
郭主簿의 이름과 생애生涯는 불상不詳이나 陶淵明과는 친구 사이.
其一
애애당전림藹藹堂前林 대청 앞의 숲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중하저청음中夏貯淸蔭 한 여름엔 한가한 그늘을 쌓아두네.
개풍인시래凱風因時來 남풍이 연이어 때 맞추어 불어오니
회표개아금回飇開我襟 회오리바람 돌며 내 옷깃을 펼치네.(폭풍 표飇=飆)
식교서한와息交逝閒臥 교제를 끊고 한가히 누워 맹세하고(臥↔樂)
좌기농서금坐起弄書琴 마침내 일어나 글과 거문고 즐기네.
원소유여자園蔬有餘滋 뜰 안의 채소들 넉넉하게 불어나고
구곡유저금舊穀猶儲今 묵은 곡식은 그대로 지금도 쌓였네.
영기량유극營己良有極 경영하는 몸 지극히 어짊을 알기에
과족비소흠過足非所欽 지나친 만족을 공경하는 바 아니네.
용출작미주舂秫作美酒 찰수수 찧어서 맛이 좋은 술 만들고
주숙오자짐酒熟吾自斟 술이 익으면 내 스스로 술을 따르네.
약자희아측弱子戱我側 나이 어린 아들 내 옆에서 놀이하니
학어미성음學語未成音 말을 배웠으나 말을 이루지 못하네.
차사진부락此事眞復樂 이런 일들이 참으로 거듭 즐거우니
요용망화잠聊用忘華簪 에오라지 써 높은 관직을 잊는다네.
요요망백운遙遙望白雲 멀고 아득한 흰 구름 바라보노라니
회고일하심懷古一何深 옛 생각은 어찌 한결 같이 무거울까.
►애애蔼蔼 무성茂盛함
►개풍凯風 남풍南風
►회표回飙 회오리바람
►식교息交 사람간의 교제를 끊음
►와기卧起 일상생활. 자고 깨고
►유저금猶儲今 아직도 쌓여있음
►‘어질 량/양, 무덤 랑/낭良’ 매우
►과족過足 과다[過多]
►소관所款 바라고 원하는 바
►‘찧을 용, 종족 이름 창舂’ 찧음. 절구질
►자짐自斟 자음자작自飮自酌. 혼자서 술을 부어 마심
►약자弱子 어린애
►‘귀 울 료/요聊’ 잠차暫且. 잠시나마
►‘비녀 잠/빠를 잠簪’ 관직생활을 말함. 관복冠服에 갖추는 관모冠帽의 비녀
►백운白雲 옛 聖人. 공자孔子, 천자天子
►일하一何 다마多麼. 얼마나. 참으로
그 첫째
집 앞에 우거진 나무들, 한여름에 시원한 그늘 드리우고
남풍은 때맞춰 불어와, 회오리바람 내 옷깃을 열어젖히누나
교제 끊고 떠나가 한가로이 눕고, 앉으나 일어서나 책과 금琴을 즐긴다네
채마 밭 채소는 충분히 자랐고, 작년에 거둔 곡식은 지금껏 쌓여 있다
생활 꾸려나감에 진실로 한도 있으니, 지나치게 풍족함은 내 바라는 바 아니로세
차조 찧어 맛 좋은 술 빚고, 술이 익으면 손수 부어 마신다네
어린 아들은 옆에서 노는데, 말을 갓 배워 발음 분명찮네
이런 일들 또한 참으로 즐거우니, 잠시 벼슬살이 잊어버렸소
멀리 흰 구름 바라보노라니, 옛 생각 어찌 이리 깊이 나는고
其二
화택주삼춘和澤周三春 온화하고 윤택한 봄 석달 다하고(周↔同)
청량소추절淸凉素秋節 맑고 서늘한 가을철이 미리 하네.(素↔華)
로응무유분露凝無遊氛 이슬이 엉기며 떠돌 조짐도 없이
천고숙경철天高肅景澈 하늘은 높고 맑은 경치 조용하네.
능잠용일봉陵岑聳逸峰 험하고 큰 봉우리 뛰어나게 솟아
요첨개기절遙瞻皆奇絶 멀리서 보니 심히 모두 기이하네.
방국개림요芳菊開林耀 향기로운 국화 숲에 피어 빛나고
청송관암렬靑松冠巖列 푸른 솔은 바위를 덮고 늘어섰네.
회차정수자懷此貞秀姿 이에 곧고 빼어난 자태 생각하며(貞↔真)
탁위상하걸卓爲霜下傑 뛰어난 생각 서리 아래 우뚝하네.
함상념유인銜觴念幽人 잔을 입에 물고 은자를 생각하니
천재무이결千載撫爾訣 천년을 너와 헤어짐 위로하였네.
검소불획전檢素不獲展 품행 미천하여 잡아 펴지 못하고
염염경량월厭厭竟良月 조용히 따르는 어진 달빛 다했네.
►화답和答 시詩나 노래에 서로 응應하여 대답對答함. 상대의 시나 노래에 응하여 시나 노래로 대답함.
상대의 건의나 행위, 물음 따위에 맞추어 그에 어울리게 대응함. 또는 그 대답.
►화택和澤 봄의 따뜻한 비와 이슬의 혜택.
임금의 인정仁政에서 비롯되는 은택과 대지를 적셔 주는 비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삼춘三春 춘삼월春三月. 봄의 석 달 동안. 즉 맹춘孟春과 중춘仲春과 계춘季春.
음력으로 봄에 해당하는 세 달. 음력 3월. 세 해의 봄.
►청량淸凉 맑고 서늘함. 시원하다. 서늘하다. 상쾌하다.
성질이 차고 서늘한 것을 뜻함. 번뇌가 사라져서 맑고 깨끗하고 시원함.
►소추素秋 흰빛은 가을에 해당하므로 가을의 별칭. 소素는 백白과 통한다.
오색五色을 오방五方에 배치시킬 때 서쪽은 흰색을 숭상하며 가을은 서쪽에 해당한다.
►숙살肅殺
냉혹하게 죽인다는 뜻인데 가을이 오면 만물이 시들어 죽어가므로 가을 기운을 숙살지기肅殺之氣라 한다.
구양수歐陽脩 <추성부秋聲賦>
부추夫秋 형관야刑官也 가을은 형관刑官이니
어시위음於時爲陰 우병상야又兵象也 사시에 음陰이 되고 또 병상兵象이다.
어행용금於行用金 오행으로 金에 속하니
시위천지지의기是謂天地之義氣 이것을 천지의 의기義氣라고 일컫는바
상이숙살이위심常以肅殺而爲心 항상 숙살을 마음으로 삼는다.
►기절奇絶 아주 뛰어남. 비할 데 없이 기이奇異함. 아주 진기하고 절묘함.
►방국芳菊 향기香氣 그윽한 국화菊花.
►유인幽人 은자隱者. 속세俗世를 피해 조용히 사는 이.
어지러운 속세를 피하여 깊숙한 곳에 숨어사는 사람.
►천재千載 천세千歲. 천년의 세월.
►결訣 비결祕訣. 비방祕方. 깊은 뜻.
사원辭源에 따르면 결訣자는
법야法也 방술가비법왈결方術家秘法曰訣 법도法度 또는 방술가의 비법의 뜻이다.
►검소檢素 검점소지檢點素志. 회고본심回顧本心.
►검점檢點 점검하다. 언행·행위 따위를 신중히 하다. 단속하다. 주의하다.
►소지素志 처음 품은 뜻. 평소에 본디 품고 있는 생각. 평소 염원念願.
►염염厭厭 기분이 좋은 모양. 편하고 고요한 모양. 성하게 자라는 모양. 희미하고 어두운 모양. 답답함 모양.
나약한 모양. 차분하다. 점잖다. 편안하고 한가하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잠로湛露>에
염염야음厭厭夜飮 편안하고 즐거워라 깊은 밤의 술자리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으리. 라고 하였다.
►양월良月 길한 달. 음력 10월을 가리키는 말이다.
10이라는 숫자가 꽉 들어찼다[成數]는 의미에서 길월吉月)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장공莊公 16년 조에
공부정숙출분위公父定叔出奔衛 공보정숙이 위나라로 도망갔는데
삼년이복지三年而復之 3년 뒤에 그를 불러들이게 하며 말하기를
왈불가사공숙무후어정曰不可使公叔無後於鄭 ‘정나라에 공숙단의 자손이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사이십월입使以十月入 그를 10월에 들어오도록 하며 말하기를
왈량월야曰良月也 취영수언就盈數焉 ‘이 달은 좋은 달이다. 열 숫자에 꽉 찼도다.’라 했다
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양월은 곧 음력 시월의 별칭으로 쓰인다.
그 둘째
온화하고 윤택함이 봄이라면, 맑고 서늘함은 가을의 계절
이슬은 맺히고 떠다니는 구름 한 점 없으며, 하늘은 높고 경치는 맑다
높은 산에 빼어난 봉우리 솟아 있고, 멀리 바라보니 모두 기묘한 절경이로세
향기로운 국화 숲에 피어 반짝이고, 푸른 소나무는 바위 위에 솟아 늘어서 있네
이토록 곧고 빼어난 자태 품어, 우뚝하니 서릿발 아래 선 호걸이로다
술잔 들고 隱者를 생각하니 수천 년 토록 그대의 지조를 지킨 것이로다
평소의 뜻 거둔 채 펴지 못하고, 하릴없이 이 좋은 달을 다 보내누나
위 시는 경치를 묘사하면서 감회를 기탁하여 한적한 정취와 고상한 품격을 표현하였는데
제목의 곽주부는 이름과 사적을 자세히 알 수 없는데 주부主簿는 관청에서 문서를 취급하는 책임자이며
첫째 시 3구의 개풍凱風은 남풍을 말하고
16구의 화잠華簪은 화려한 비녀로 관모冠帽를 쓸 때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벼슬살이를 말하고
둘째 시의 9구의 정수貞秀는 곧고 빼어나다란 뜻으로 정貞은 소나무를, 수秀는 국화를 가리키는데
마지막구의 양월良月은 좋은 달로 음력 10월의 다른 이름이다.
위는 이치수 역주 <도연명전집> 문학과 지성사간의 해석이나
장기근 편저 <중국고전한시인선 3 도연명> 태종출판사간의 해석에 따르면
둘째 시의 9,10구 회차정수자懷此貞秀姿 탁위상하걸卓爲霜下傑의 해석이
‘솔같이 곧게 뻗은 절개 그대 모습 그리며 서리에도 피어나는 국화인양 굳은 기개 장하도다’로
9구에서는 소나무로, 10구에서는 국화로 나누어 곽주부의 인품을 비유해 묘사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뒤의 해석이 더 마음에 드는데 위시로 국화에 상하걸霜下傑(서리 아래의 호걸)이란 미칭이 생겼는데
째 시의 2구의 음蔭이 음陰으로 5구의 서逝와 와臥가 유游와 업業으로 6구의 좌坐가 와臥()로 된 데도 있다
/위 장기근의 역주에서/블로그 소백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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