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6권 4-2
4 간기簡寄 간략히 부치다
2 기영안절도사어상국寄永安節度使魚相國 유소有沼 13首
영안도절제사 어유소 상국에게 부치다.
1
삭방추로복위릉朔方醜虜服威稜 북방의 흉칙한 오랑캐 존엄한 위력에 복종하고
독립영문검기등獨立營門劍氣騰 홀로 선 병영의 문에는 칼의 기운이 뛰어오르네.
중득영천황무재重得穎川黃茂宰 영천에 거듭 이르니 뛰어난 재상 병들어 지쳐도
쟁영목야려양응爭迎牧野呂揚鷹 간하여 맞은 여상 목야에서 매가 나는 것 같았네.
추회고루조궁경秋回故壘琱弓硬 가을 돌아오니 옛 보루에 굳은 활을 아로새기니
상하장성철갑빙霜下長城鐵甲氷 서리 내린 긴 성엔 쇠로 둘러 싼 갑옷도 어는구나.
막한점괴기미만莫恨苫塊期未滿 상중의 기약이 아직 차지 않았다 한탄하지 말지니
종래충효자상잉從來忠孝自相仍 지금까지 그대로 충성과 효는 스스로 서로 따르네.
►어유소魚有沼 자는 자유子游.
영안도순찰사, 영안북도절도사, 병조판서 등을 역임한 무신.
►영안永安 현 함경도 지방.
►상국相國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통틀어 이르는 말.
►삭방朔方 북쪽을 가리키는 방향.
►추로醜虜 더럽고 보기 흉한 오랑캐, 외국인이나 포로捕虜를 낮잡아 이르는 말.
►위릉威稜 존엄한 위력. 능위.
►양응揚鷹 위상양응渭上揚鷹, 주나라 文王이 사냥을 나왔다가 渭水에서 낚시질 하던 呂尙을 얻음.
뒷날 목야牧野에서 주紂와 싸울 때 여상이 매처럼 날았다는 고사.
►점괴苫塊 거적자리와 흙덩이 베개, 어버이의 喪中에 있는 사람이 앉는 자리를 이르는 말.
2
삭풍렵렵만기간朔風獵獵滿旗竿 겨울 찬바람 부드럽게 장대 깃발 가득하고
상초소소검극한霜草蕭蕭劍戟寒 서리 맞은 풀 쓸쓸하고 칼과 창은 오싹하네.
오진강이래굴슬五鎭降夷來屈膝 다섯번 진압해 항복한 오랑캐 무릎 굽혀 오고
일방려서경반안一方黎庶競攀鞍 한 쪽의 백성들은 안장에 매달리 길 다투었네.
위염혁혁칭비장威炎赫赫稱飛將 위엄 있는 불꽃 혁혁하여 날쌘 장수라 칭하고
려력당당가발산膂力堂堂可拔山 근육의 힘은 당당한지라 가히 산을 뽑아냈네.
각사녀진제자제却使女眞諸子弟 도리어 여진족으로 하여금 모두 자제가 되니
마전계수무반산馬前稽首舞蹣跚 말 앞에 굽혀 절하며 비틀 거리며 춤을 추네.
►엽렵獵獵 매우 슬기롭고 날렵함, 분별 있고 의젓함, 부는 바람이 가볍고 부드러움.
►여서黎庶 예전에 민중이나 백성을 이르던 말.
►혁혁赫赫 공로나 업적 따위가 뛰어 남. 빛 따위가 밝게 빛남.
►비장飛將 용맹스럽고 매우 날쌘 장수.
►여력膂力 육체적으로 억누르는 힘, 근육의 힘.
►여진女眞 만주滿洲 동북쪽에 살던 퉁구스계 종족.
漢代에는 읍루, 후위後魏 때에는 물길, 수당隋唐 때에는 말갈,
발해국이 망한 뒤 요에 속했다가 五代와 宋시대에 女眞으로 나타나 생여진生女眞ㆍ숙여진熟女眞으로 갈리어
그 중 생여진 추장 아골타가 1115년에 금나라를 세웠다.
明때에는 여직女直이라 하여 삼분되더니 그 중의 하나인 간주 여직에서 淸의 태조가 나와 전 중국을 통일했다.
지금의 만주족은 그 후예이다.
►계수稽首 구배九拜의 하나. 머리가 땅에 닿도록 몸을 굽혀 하는 절.
►반산蹣跚 비틀거리며 걷는 모양.
3
새북관서총유명塞北關西摠有名 변방 북쪽 관서엔 모두 이름이 있는데
경마신사옥서명經麻新賜玉犀明 경서와 조서 새로 베푸니 옥 무소 밝구나.
검징만수룡초습劍澄漫水龍初慴 맑은 칼 넘치는 물에 용이 처음 벌벌 떨고
궁건종성호이경弓健鍾城虎已驚 굳센 활로 종성 땅의 범은 이미 놀랐구나.
조하인칭방숙거詔下人稱方叔去 사람 불러 조서 내리니 젊게 견주어 가고
전정심계육아정餞亭心悸蓼莪情 보내는 정자 마음 두려운 요아의 정이네.
타년삭막수공후他年朔漠收功後 다른 해에 북쪽 사막에서 공을 거둔 뒤에
훈저천산륵갈명勳著天山勒碣銘 천산에 공을 나타내 비석 다스려 새기리.
►관서關西 마천령의 서쪽 지방, 평안도와 황해도 북북 지역을 이르는 말.
►줄 사賜 주다. 하사下賜하다
►종성鍾城 함경도 종성 지방.
►육아정蓼莪情 효자가 부모의 봉양을 뜻대로 못하여 슬퍼하는 정.
‘여뀌 료(요)蓼’ ‘쑥 아莪’
<시경 소아小雅 육아蓼莪〉편의 효자의 마음
‘육蓼’은 여뀌라고 불리는 풀이나 여기서는 장성한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로 쓰였다.
‘아莪’는 쑥의 일종인 지칭개라는 약초로 쓰임이 좋은 재목을 의미한다.
4
최이군이제욕항蕞爾群夷帝欲降 몹시 작은 오랑캐 무리를 천자께 항복시키려
청병동원명오방請兵東援命吾邦 군사 청하여 동쪽 도우려 우리나라에 알렸네.
희조공예초오기熙朝共譽超吳起 태평성대를 함께 기리니 오기보다 뛰어나고
협도신서폐위방狹道新書斃魏龐 좁은 길의 새로 쓴 글에 위의 방연이 죽었다네.
단적족연산점점斷磧簇煙山點點 가파른 사막과 점점이 박힌 산에 안개 모이다
야영수애수당당野營收靄樹幢幢 들의 병영 운무 시드니 나무 그림자 흔들리네.
공귀상국칭인걸功歸上國稱人傑 공 세워 돌아오니 상국에선 인걸이라 칭하고
왕석동궁멱안방王錫彤弓羃鞍駹 왕이 하사한 붉은 활 푸른 말안장을 덮는구나.
►체이蕞爾 몹시 작음.
►희조熙朝 태평성대, 잘 다스려진 시대.
►오기吳起 오자병법의 저자.
►위방魏龐 위魏나라 장수 방연龐涓(?-BC342)
위魏의 방연龐涓이 한韓을 치니 韓이 제齊에게 구원을 청하여 孫子가 마릉馬陵의 좁은 길에
큰 나무를 깎아서 희게 하고 거기에 쓰기를 "방연龐涓은 이 나무 아래에서 죽는다."라고 했다.
방연龐涓이 과연 밤에 깎은 나무 아래에 이르러 白書를 보고 불로 촛불을 밝혔는데
아직 읽기를 마치기 전에 만가의 쇠뇌가 전부 발사되고 魏의 군대는 크게 혼란해서 서로 실수를 했다.
방연은 스스로 목을 매어 자결했다./<통감절요>
►동궁彤弓 붉은 칠을 한 활.
5
영안석일거간웅永安昔日據姦雄
왕명원융립대공王命元戎立大功
게게전여담소장揭揭戰餘談笑壯
뢰뢰흉차로정공磊磊胸次虜庭空
령운초권산여목嶺雲初捲山如沐
변월무흔해불풍邊月無痕海不風
년소훈고인병예年少勳高人並譽
릉연걸각초봉봉凌煙傑閣草芃芃
永安昔日據姦雄[영안석일거간웅] : 길게 편안한 옛적 간사한 영웅 웅거하니
王命元戎立大功[왕명원융립대공] : 임금의 명으로 원수는 큰 공을 세웠다네.
揭揭戰餘談笑壯[게게전여담소장] : 높이 걸어 싸운 나머지 크게 웃어 말하고
磊磊胸次虜庭空[뇌뢰흉차로정공] : 너그럽고 깊은 생각 막힌 곳서 생포했네.
嶺雲初捲山如沐[영운초권산여목] : 고개 구름 처음 거두니 씻어낸 산과 같아
邊月無痕海不風[변월무흔해불풍] : 변방 달빛 자취 없고 바다엔 바람도 없네.
年少勳高人並譽[연소훈고인병예] : 나이 적어 공로 높아 사람들 모두 기려도
凌煙傑閣草芃芃[능연걸각초봉봉] : 능연각 높은 누각에 잡초만 무성하구나.
►원융元戎 군가의 우두머리, 원수.
►뢰뢰磊磊 돌이 겹겹이 쌓인 무더기, 마음이 너그럽고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음.
►흉차胸次 흉금, 가슴 속에 품은 생각.
►능연凌煙 능연각凌煙閣, 당 태종이 공신 24인의 얼굴을 그려 걸어 두었던 집.
나라에 공로 있는 신하를 표창하는 집의 뜻.
►봉봉芃芃 초목이 울창한 모양. ‘무성할 봉芃’ (풀이)무성茂盛하다. 더북더북하다. 작은 짐승의 모양
6
거년병후무검려去年兵後撫黔黎 지난 해에는 병사들 뒤에서 백성들을 어루만지고
장월분상구사제仗鉞奔喪九死嗁 의장과 도끼에 분상을 당해 울다가 아홉번 죽었네.
신도소전애사운神道燒錢哀似隕 신의 길에 축문 태우니 슬픔은 무너지는 것 같고
범궁진석통여규梵宮陳席痛如刲 범천의 궁에 자리를 베푸니 찌르는 것 같이 아프네.
송추력력참어갱松楸歷歷參於羹 소나무 가래나무 역력하여 국그릇에 기대 살피고
궁호창창앙이계穹昊蒼蒼仰以稽 하늘은 멀어 아득하니 멈추다 말고 우러러보네.
대효미종왕사박大孝未終王事迫 지극한 효도를 마치지 못하고 나랏일이 핍박하여
북산가파루성계北山歌罷淚成溪 북쪽 산에서의 노래 마치니 눈물이 시내를 이루네.
►검려黔黎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검은 맨머리, 관직에 있지 않은 일반 백성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분상奔喪 먼 곳에서 어버이의 죽음을 듣고 집으로 급히 돌아감.
►범궁梵宮 범천왕梵天王의 궁전, 절이나 불당.
►궁호穹昊 하늘, 궁창穹蒼.
►대효大孝 부친 상, 지극한 효도, 지극한 효자.
►왕사王事 임금을 위하여 하는 나랏일.
7
상공렴근중등훤相公廉謹衆騰喧 상공께선 청렴하고 삼가니 빛나는 군신 오르고
필마래조배지존匹馬來朝拜至尊 한 필의 말로 아침에 돌아와 임금님께 절하시네.
교지장치무의실交趾將輜無薏實 예의로 사귄 장수의 짐수레에 율무 씨앗도 없고
남양후댁유봉번南陽侯宅有蓬藩 남양의 제후의 집에 울타리의 쑥만 넉넉하구나.
풍운장기반간담風雲壯氣蟠肝膽 바람과 구름의 장한 기운 간과 쓸개에 서리고
빙옥청휘유자손氷玉淸輝遺子孫 맑게 빛나는 얼음 같은 옥을 자손에게 남기셨네.
수명망가인막탄受命忘家人莫歎 명령을 받고 집을 잊은 사람은 탄식 할 수 없어
초구이온포군은貂裘夷醞飽君恩 담비 갖옷 크고 너그러워 임금 은혜 가득하네.
►염근廉謹 청렴하고 조심성이 있다.
►등훤騰喧 떠들썩하다
►지존至尊 더할 수 없이 존귀함, 임금을 공경하여 이르는 말.
►빙옥氷玉 맑고 깨끗하여 아무 티가 없는 것.
►초구貂裘 담비의 모피毛皮로 만든 갖옷.
‘빚을 온醞’ (술을)빚다. 거듭 빚다. 조화調和하다.
8
삭북궁한칭불모朔北窮寒稱不毛 북쪽 지방 궁벽한 추위에 불모지라 칭하니
이래무처문현로邇來無處問賢勞 요즘 홀로 힘써 수고하며 찾을 곳이 없구나.
양주로상빈래위楊州路上頻來慰 양주 길에 올라 급하게 위로하러 돌아오니
갈령이정홀건모葛嶺夷庭忽建旄 갈령에 오랑캐 조정이 갑자기 깃대를 세웠네.
도이미참령각안道異未參鈴閣案 길이 달라 지방 수령 책상에 참여치 못하고
정심상모우림도情深常慕羽林翿 정이 깊어 항상 우림의 깃 일산 그리워하네.
타년배조래금궐他年拜詔來金闕 다른 해에 금빛 대궐에 돌아와 조서에 절하고
수방산중완설도須訪山中翫雪濤 모름지기 산 속을 찾아 눈 물결을 희롱하네.
►삭북朔北 북방北方, 북쪽, 북녁, 북쪽 지방.
►현로賢勞 여러 사람 중에서 홀로 힘써 수고함.
►영각鈴閣 지방 수령이 집무하는 곳.
►우림羽林 별 이름. 天軍을 주관하는 큰 별.
‘우림군羽林軍’ 고대 금위군禁衛軍의 별칭. 새처럼 빠르고 숲처럼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
►금궐金闕 천자의 궁궐, 황금으로 장식한 궁궐, 대궐.
9
행여공가접근린幸與公家接近隣 다행히 공의 집이 이웃과 가까이 접해 함께하니
희희죽마왕래빈戲嬉竹馬往來頻 대나무 말 타는 놀이를 즐기며 자주 오고 갔었네
군전황석위명장君傳黃石爲名將 어진이가 전한 누런 돌이 이름 있는 장수 되었고
아입치문작도인我入緇門作道人 나는 검은 문에 들어가 도를 닦는 사람이 되었네.
향구이비료학어鄕舊已非遼鶴語 오래된 고향은 이미 어긋나 요동의 학을 말하고
변성초정목응신邊城初定牧鷹身 변방의 성 비로소 바로 잡아 몸은 매를 기르네.
상봉리일론공업相逢異日論功業 앞으로 어떤 날에 서로 만나 큰 공로를 논함에
수시수비세세진誰是誰非細細陳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아주 자세하게 말하리라.
►황석黃石 누런 돌,
한나라 유방의 책사인 장량에게 비책을 전해준 노인이 변하여 누런 돌이 되었다는 고사.
►치문緇門 승려들이 공부하는 데 교훈으로 삼을 만한 고승들의 글을 모아 엮은 책.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들의 세계, 승도僧徒를 달리 이르는 말.
►요학遼鶴 정령위丁令威는 본래 요동遼東 사람으로 영호산靈虎山에서 도를 배워 신선이 되었는데
그가 뒤에 학으로 화하여 성문 앞의 큰 기둥인 화표華表에 앉아 있었다.
이때 어떤 소년이 활을 쏘려고 하자 학이 날아서 공중을 배회하며
‘새여, 새여, 정령위로다.
집을 떠난 지 천년 만에 이제야 돌아오니
성곽은 옛날과 같은데 백성은 그때 사람이 아니로구나.
어찌하여 신선술을 배우지 않아 무덤만 즐비한고.’ 하고는 날아가 버렸다 하였다.
10
옥륵금안재렴효玉勒金鞍載獫獢 옥 굴에 금빛 안장에 교만한 사냥개를 싣고
원융출렵패요요元戎出獵旆搖搖 원융께서 사냥을 나가시니 깃발이 흔들리네.
편래백마교여호鞭來白馬驕如虎 흰 말을 채찍질해 돌아오니 교만한 범 같고
체후창응장사조掣後蒼鷹壯似鵰 후면을 견제하는 푸른 매 독수리 같이 장하네.
자허와영주태위自許臥營周太尉 스스로 누워 경영하노니 참으로 크게 편하고
긍동답국곽표요肯同蹋踘霍嫖姚 함께 즐기며 밟고 뛰며 가벼워 빨리 사라졌네.
요지사졸신무사遙知士卒身無事 멀리 있는 군사들 몸에 일이 없음을 아는지라
도두수성취동소刀斗收聲吹洞簫 도두를 거두고는 퉁소를 불면서 소리 내네.
►‘오랑캐 이름 험, 개 렴(염)獫’
►‘주둥이 짧은 개 효獢’ 주둥이가 짧은 개. 교만驕慢하다
►‘기 패旆’ 기旗, 깃발. 선구先驅. 드리워진 모양, 긴 모양
►요요搖搖 자꾸 흔들림. 또는 자꾸 흔듦. 마음이 흔들려 安定되지 아니하고 들뜲.
►‘끌 체, 끌 철掣’ (질질)끌다. 끌어당기다
►원융元戎 군사의 우두머리.
►도두刀斗 군대에서 취사도구와 징을 겸하여 쓰였던 기구.
구리로 솥처럼 만들어 낮에는 음식을 짓는 데 쓰고 밤에는 징으로 썼다.
►곽표요霍嫖姚 한漢 무제武帝 때 표요교위嫖姚校尉를 지낸 곽거병霍去病
여섯 차례 흉노匈奴에 출전하여 절란折蘭, 노盧 등의 왕을 죽이고
혼야渾邪, 둔두屯頭 왕의 항복을 받아 낸 장수.
►태위太尉 고려시대高麗時代에 둔 3公의 하나.
원로대신元老大臣에게 주던 정일품正一品 명예직名譽職.
11
경원석일약룡기慶源昔日躍龍基 경원 땅은 옛날에는 용이 도약하는 터였는데
릉묘유허신귀비陵廟遺墟神鬼禆 능과 사당이 남겨진 터를 죽은 자의 넋이 돕네(도울 비禆)
조모첨향연국조朝暮添香延國祚 아침저녁 향을 더하여 나라의 복록을 늘이고
세시규혈헌동지歲時刲血獻彤墀 새해 첫날에 피를 찔러 붉은 지대 뜰에 바치네.
경도묘묘삼천리鯨濤淼淼三千里 고래 같은 큰 물결 끝없이 넓어 삼천리나 되고
비졸신신십만기貔卒侁侁十萬騎 맹수 같은 군사 많은데 십만의 기병이 모였네.
록발장군사갑주綠髮將軍卸甲胄 검푸른 머리털의 장군께서 투구와 갑옷 풀고
조응쇄마해천미調鷹刷馬海天湄 바다와 하늘 물가에 말을 쓸고 매를 길들이네.
►경원慶源 함길도 경원도호부, 함경북도 북단에 있는 군.
►릉묘陵廟 능과 사당. 죽은 자의 넋.
►‘찌를 규刲’ 찌르다. 잡다. 죽이다
►동지彤墀 전정展庭, 대궐의 뜰.
►경도鯨濤 고래처럼 커다란 물결이라는 뜻으로 바다에서 이는 큰 파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묘묘淼淼 바다 따위가 넓어 끝이 없이 아득함.
►신신侁侁 많은 모양, 여럿이 많이 걷는 모양, 여럿이 많이 모인 모양.
12
야인피복성추완野人皮服性麤頑 여진족의 가죽 옷은 거칠고 무딘 바탕에
언어주리빈발간言語侏離鬢髮鬜 언어는 오랑캐 말 살쩍과 머리털 대머리네.
취여궁거창해안臭茹窮居蒼海岸 썩은 채소에 궁하게 살아도 해안가 푸르고
풍찬판옥백두산風餐板屋白頭山 백두산의 판자 집에서 풍찬노숙을 한다네.
도지인의여충이導之仁義如充耳 이끌어 쓰려니 인과 의는 귀를 막은 것 같고
협이융병불격간脅以戎兵不格姦 옆에 쓸려는 병사는 간악하게 이르지 않았네.
과화존신칭상국過化存神稱相國 덕에 화하고 덕화 신묘하니 상국이라 칭하고
추군래무하계간醜群來舞賀階干 추한 무리 와서 춤추며 섬돌 범하여 하례하네.
►주리侏離 알아듣기 어려운 만이蛮夷[오랑캐]의 말.
►풍찬風餐 풍찬노숙風餐露宿,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잔다, 객지에서 많은 고생을 겪음을 이르는 말.
►충이充耳 귀를 막음, 남의 말을 듣지 못함.
►융병戎兵 병사兵士, 군인.
►과화존신過化存神 ‘소과자화所過者化 소존자신所存者神’의 준말
부군자夫君子 君子는
소과자화所過者化 지나가는 곳이 敎化되며
소존자신所存者神 마음에 안존하여 주장하는 곳은 神妙해진다.
상하여천지동류上下與天地同流 上下가 천지와 더불어 同流하니
기왈소보지재豈曰小補之哉 어찌 조금 보탬이 된다 하겠는가?
/<孟子 盡心章句> 上
13
욱재남중진변강勖哉南仲鎭邊疆 남중에서 힘을 쓰니 변방의 강토가 진압되고
일전공성보아왕一戰功成報我王 한 번 싸워서 공을 이루어 우리 임금께 알리네.
성주소년다예무聖主少年多睿武 성스런 임금 어린 나이에 총명한 발자취 많아
현신석덕제명량賢臣碩德際明良 어진 신하와 덕 높은 사람 어질고 밝게 만났네.
강다명봉서청사岡多鳴鳳書靑史 산등성이 뛰어나 봉황이 소리 내니 청사에 쓰고
해불양파역월상海不揚波譯越裳 임금의 어진 정치에 남방의 월상씨가 번역하네.
문벌일편황석략文伐一篇黃石略 글로 정벌하는 하나의 책에 황석공의 계략이니
병비접인제이강兵非接刃制夷羌 군사 없이 칼을 거두어도 오랑캐를 억제하였네.
►‘힘쓸 욱, 힘쓸 무勖’ 힘쓰다. 노력努力하다
►성주聖主 어질고 덕이 뛰어난 임금.
►석덕碩德 덕이 높은 사람, 높은 덕.
►청사靑史 역사의 기록, 종이가 없을 때 푸른 대쪽에 기록.
►해불양파海不揚波 바다에 파도가 일지 않는다는 뜻으로
임금이 바르고 어진 정치를 베풀어 백성들이 편안함을 이르는 말.
►문벌文伐 학문이나 예술과 같은 文事[문사]로 적을 정벌하고 무력으로 적을 정벌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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