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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6권 4-4

매월당 시집 제64-4

4 간기簡寄 간략히 부치다

4 기우寄友 벗에게 4

 

1

망중산수격봉래望中山水隔蓬萊 산과 물 그리워하는 중에 봉래산은 멀어지고

단우잔운억기회斷雨殘雲憶幾回 남은 구름, 비를 끊으니 몇 번 돌이켜 생각하네(雲↔雪)

미전차심공극목未展此心空極目 이 마음 펴지 못하여 눈길을 다해도 부질없고

석양무어의한매夕陽無語倚寒梅 저녁 해에 말도 없이 차가운 매화를 의지하네.

 

눈앞에 산과 물은 봉래산에 가리고

그친 비와 녹은 눈 속에서 얼마나 그리웠는지.

이 마음 펴지 못해 공연히 눈만 치뜨고

석양에 말없이 차가운 매화나무에 기대어 본다.

 

2

위인생사무한가爲因生事無閑暇 살아가는 일 때문에 한가한 틈도 없어

고부심운결사기孤負尋雲結社期 구름을 찾는 결사의 약속 홀로 저버렸네.

주살홍진하일료走殺紅塵何日了 세상 티끌 어느 날에 완전히 달려 없앨까

벽산회수불승사碧山回首不勝思 푸른 산에 머리 돌려도 뛰어난 생각 없구려.

 

살아가는 일로 한가할 때가 없어

구름 찾아 결사하는 기약을 홀로 저버렸다.

달려가 세상풍진 없애는 일 어느 때나 다할까

푸른 산을 돌아보니 그대 생각 못잊겠구나.

 

3

락진한화춘사거落盡閑花春事去 다 진 한가한 꽃나무, 봄날은 가는데

일봉소식각래무一封消息却來無 한 통의 소식조차 오지를 않는구나

상사몽파죽창정相思夢罷竹窓靜 그리운 꿈 깨니 대나무 창은 고요하고

망제성중산월고望帝城中山月孤 서울 바라보니 산 위의 달은 외롭기만 하다

 

다 진 한가한 꽃나무, 봄날은 가는데

한 통의 소식조차 오지를 않는구나.

그리운 꿈 깨니 대나무 창은 고요하고

서울 바라보니 산 위의 달은 외롭기만 하다.

 

►망제望帝 두견杜鵑. 촉蜀왕 두우杜宇, 망제의 죽은 넋이 두견杜鵑이 되었다는데서 유래.

 

4

동망계림격편운東望鷄林隔片雲 동쪽의 계림을 바라보니 조각구름이 가리고

호연미이득봉군胡然未易得逢君 어찌 그대와 만남을 이루기가 쉽지 아니한가.

청간천외고륜월請看天外孤輪月 빌며 바라보는 하늘 밖의 달은 높이 외롭고

량지청휘일양분兩地淸輝一樣分 두 곳에 맑게 비추며 한결같은 모양 베푸네.

 

동쪽으로 조각구름에 가린 계림 바라보니

어찌하여 그대 만나기 이렇게도 쉽지가 않은가.

청컨대 하늘 밖 외로운 궁근 달을 보시게나

두 곳에 맑고 밝은 빛 꼭 같이 보내주고 있다오.

 

►계림鷄林 신라 탈해왕 때부터 한동안 부르던 ‘신라’의 다른 이름.

경주의 다른 이름, 예전에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

 

 

●기우寄友 벗에게/옥봉玉峯 백광훈白光勳

 

강수동류거江水東流去 강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데

동류무헐시東流無歇時 쉼 없이 동쪽으로 내려간다오.

면면억군은綿綿憶君恩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대 생각

일야해서애日夜海西涯 바다 서쪽 끝에서 밤낮으로 그리워하네.

 

객행지근원客行知近遠 가는 나그네 멀고 가까움 알랴만

처처유청산處處有靑山 이곳저곳 푸른 산들은 많으리라.

일만강남망日晩江南望 저물어가는 해에 강남 바라보며

상사연자환相思燕子還 제비가 돌아오길 서로 생각하네.

 

►백광훈白光勳(1537-1582)

조선 선조 때의 시인. 자는 창경彰卿. 호는 옥봉玉峯.

시재詩才가 뛰어나 최경창ㆍ이달과 함께 ‘삼당三唐’이라 불렸고

이산해ㆍ최입崔岦 등과 함께 ‘8文章’의 칭호를 들었다.

문집에 <옥봉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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