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처 수행과 위빠사나
2014-01-08 18:18:50
제2장 신념처身念處
6. 신념처 수행
1. 신념처 수행의 이익
수행자가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신념처 수행을 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마음을 현재에 머물게 합니다.
마음이 몸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현상을 알아차리면 마음은 과거 미래가 아닌 현재에 있는 것입니다.
수행은 실재를 대상으로 합니다.
과거나 미래는 실재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나 미래는 항상 후회와 들뜸을 가져옵니다.
그러나 마음을 몸에 붙여 현재를 알아차리면 그 순간 마음은 깨어있는 상태가 되어 바른 생각과 말과 행위가 뒤따릅니다.
2) 마음을 순화합니다.
마음은 자꾸 밖으로 나가는 습성이 있는데 마음이 밖으로 나갔다 들어올 때는
반드시 선악, 미추, 호 불호, 등의 번뇌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신념처는 밖을 향해 달아나는 마음을 몸에 붙여서
밖의 대상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순화시키고 길들여 주는 이익이 있습니다.
여기서 마음을 몸에 붙이고 알아차리는 것은 바른 노력이며
이렇게 알아차린 만큼 탐진치로부터 벗어나 마음이 청정해집니다.
3) 몸을 알아차리는 순간 계율이 청정해집니다.
마음을 몸에 붙여 육문에서 알아차림을 하면
이 알아차림이 몸의 여섯 감각기관으로 들어오는 탐진치를 걸러내어 불선업을 행하지 않게 합니다.
알아차림으로 육문을 지키면 계戒가 청정해지며 그 다음 정定과 혜慧가 뒤 따릅니다.
4)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는 지혜가 나타납니다.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하면
물질적 현상과 그것을 아는 정신적 현상이 서로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알아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보는 눈이 생깁니다.
오직 조건에 의한 물질적 현상과 정신적 현상이 있다고 알게 됩니다.
그래서 몸이 아플 때 몸만 아프지 마음까지 아프지 않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보는 지혜가 위빠사나 1단계 지혜인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는 지혜입니다.
5)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지혜가 나타납니다.
몸을 알아차림으로 마음이 안정되어 집중이 생기면
내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려는 의도에 의해 풍대가 일어나서 걷는 동작이 있을 뿐이라고 알게 됩니다.
이것이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입니다.
결국 몸은 매순간 의도에 의해서 움직이는 물질일 뿐
‘나’라고 하는 자아가 있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여러 조건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든지 다 그럴만한 원인이 있어서 생긴 결과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힘이 생깁니다.
이것이 위빠사나 2단계 지혜인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지혜 즉 연기를 이해하는 지혜입니다.
결국 신념처 수행은 몸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 내 몸이라고 집착하는 유신견에서 벗어나는 수행입니다.
그래서 위빠사나 수행은 우선 자신의 몸을 알아차리는 신념처 수행부터 합니다.
그것이 좌선과 경행입니다.
2. 수행 중 나타나는 장애
이제 실제로 좌선과 경행을 할 때 누구나 만나게 되는 수행의 장애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좌선을 하려고 방석 위에 앉아서 호흡을 알아차려 봅니다.
처음에는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모양으로
배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다가 점점 그 움직임 안에 있는 느낌들이 보이고 그것을 대상으로 알아차립니다.
공기가 들어오면서 빵빵하고 공기가 빠지면서 푹 꺼지는, 공기의 들어오고 나가는 느낌들이 잡히기도 하고,
묵직하고, 가볍고, 따뜻하고, 시원하며, 계속 변하는 호흡의 느낌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 호흡마다 느낌이 다른 새로운 호흡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이 계속 유지되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호흡의 일어남 꺼짐 쉼의 상태를 분명하게 자세히 볼 수 있는 집중의 상태로 갑니다.
이 경우는 수행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초보 수행자들은
호흡이 잘 느껴지지도 않고 머리 속에서는 계속 생각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기 시작합니다.
혹은 정신이 멍해지면서 졸리고 몸은 잠을 자고 싶어 합니다.
또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이걸 왜 하지? 하기 싫다.
이것을 해서 정말 깨달을 수 있을까?
사람으로서 과연 깨달을 수가 있기는 한 것인가?
등등의 의심이 나면서 좌선을 그만두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수행자가 수행을 시작하면 맨 처음 부딪치는 장애이며
이와 같이 망상, 통증, 졸음, 싫증, 의심 등의 정신적 현상이 몸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을 방해합니다.
누구나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이것은 수행을 못하게 하는 장애이지만 수행자가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수행을 도와주는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수행 중에 나타나는 망상, 통증, 가려움, 졸음, 나태, 의심, 성냄, 바라는 마음 등은
그 순간 실재하는 것이므로 그들은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그래서 수행자가 이것을 대상으로 알아차리면 알아차릴 때마다 알아차리는 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행자가 장애를 알아차리면, 알아차린 마음에 의해 방금 전의 장애는 사라집니다.
그래서 장애들도 일어났다 사라지는 무상한 것이라고 알게 됩니다.
이런 장애들은 고통이며,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이런 장애를 통해서 무상, 고, 무아의 법을 통찰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장애들은 그동안 살면서 쌓아온 자신의 축적된 성향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살면서 쌓아온 탐진치의 마음의 힘이 장애라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때 수행자가 장애를 싫어하지 않고 나타나는 대로 알아차려줄 때
장애에 걸리지 않고 오히려 장애를 통해서 지혜가 성숙합니다.
그래서 수행은 장애와 함께 발전해 가는 것이라고 알아야 합니다.
수행자가 나타난 장애를 알아차려 주면
장애는 자기할 일을 하고 사라지지만 장애를 싫어하거나 무시하면 장애는 아주 자리 잡고 계속 나타납니다.
싫어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탐욕과 성냄이라서 장애를 일으키는 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않으면 결국 장애에 휘둘려 현재의 대상인 호흡에 마음을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장애를 정말 장애로 만들거나 또는 법을 보게 하는 스승으로 만드는 것은
수행자의 마음자세와 알아차리는 힘이 결정합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장애에 대하여
반응하지 않고 장애를 법으로 알아차린 뒤에 반드시 주 대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알아차림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장애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알아차립니다.
① 장애가 일어난 것을 알아차립니다. -알아차림
② 장애에 반응한 마음이나 장애를 일으킨 마음을 봅니다. -심념처
③ 그 마음 때문에 일어난 가슴이나 머리의 느낌을 대상으로 알아차리며 그 느낌이 사라질 때까지 알아차립니다. -수념처
④ 그런 다음 반드시 주 대상으로 돌아와 알아차림을 이어갑니다. -신념처
이런 순서로 알아차리면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고 수행을 도와주는 친구가 됩니다.
이제야 수행자의 마음이 안정되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 수행으로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행 중에 나타나는 장애를 반응하지 않고 알아차리면 알아차리는 힘이 쌓여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서도 걸리지 않고 법으로 알아차리는 힘이 생깁니다.
일상의 모든 문제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스스로 선택한 괴로움입니다.
이 괴로움의 원인은 상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마음의 힘 때문에 겪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아차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선하게 바꾸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 됩니다.
수행자가 이런 일상의 문제를 법으로 알아차리면 일단 마음이 안정되고 안정된 마음은
현실의 문제를 바르게 볼 수 있게 하고 그 결과로 가장 바른 행위를 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 보입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문제라고 괴로워하지 않고
그것을 당당하게 수용하여 가장 바른 말과 바른 행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깁니다.
이것은 알아차림으로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는 괴로움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관용 자애 지혜라는 새로운 마음습관을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축적된 탐진치의 힘을 차츰 약화시킵니다.
사실 수행자가 겪는 장애나 일상에서 겪는 괴로움은 법이며
이것은 지혜를 성숙시키기 위해 '와서 보라'고 나타난 수행자의 친구이며 도반이며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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