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제20篇 요왈堯曰
요왈편은 옛 고사와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요왈로 시작되는 1장을 내용에 따라 4장으로 나누었다.
(20-1)
요왈堯曰 요임금이 말했다.
자咨 이순爾舜 “아! 너 순아,
천지력수재이궁天之曆數在爾躬 윤집기중允執其中 하늘의 역수가 네 몸에 있으니 마땅히 그 중심을 잡아야 한다.
사해곤궁四海困窮 천록영종天祿永終 사해가 곤궁하면 하늘이 주는 복록도 영원히 끊어지리라.”
순역이명우舜亦以命禹 순임금 역시 이 말을 우임금에게 일러주었다.
►요堯 중국 신화 속 군주, 이름은 방훈放勳, 처음에 도陶에서 살다 당唐으로 옮겨 살아 도당씨라고도 한다.
►순舜 오제의 마지막 군주, 성은 우虞, 이름은 중화重華, 효성이 지극하였으며 요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물려받았다.
►자咨 탄식하다. ►역수曆數 천체운행과 기후변화가 계절을 따라 돌아가는 순서
►궁躬 몸, 자신, 몸소 행하다. ►윤允 진실로, 마땅하다.
►곤궁困窮 가난하여 살림이 구차함. ►천록天祿 하늘이 주는 복록
►우禹 순임금의 뒤를 이은 하나라 시조, 이름은 문명文明, 제전욱帝顓頊의 손자요 곤鯤의 아들이다.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일러준 말이다.
옛날에는 자연현상 및 변화가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제왕의 중요한 임무의 하나가 바로 천체의 운행과 기후의 변화를 파악하는 역수였다.
그리고 역수에 관한 내용은 제왕만이 이를 다루었으며 제왕에게로 이어져왔다.
역수를 잘못 운용하게 되면 그 해 일 년 농사를 망치게 되어 백성들이 가난하여 지고,
자연재해를 예측하지 못하면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천록)이 영원히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경書經 우서虞書 대우모大禹謨>에 비슷한 내용의 글이 있다.
(20-2)
왈曰 (탕왕이) 말했다.
여소자리予小子履 감용현모敢用玄牡 감소고우황황후제敢昭告于皇皇后帝
“이 불초 리는 검은 소를 바쳐 위대하신 상제께 사실을 밝혀 고합니다.
유죄불감사有罪不敢赦 (걸의) 죄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신불폐帝臣不蔽 상제님의 신하(탕왕)는 속이지 않습니다.
간재제심簡在帝心 상제님 마음대로 가려 뽑으십시오.
짐궁유죄朕躬有罪 무이만방無以萬方 만방유죄萬方有罪 죄재짐궁罪在朕躬
제게 죄가 있다면 만방은 죄가 없으며 만방에 죄가 있다면 그 죄는 제게 있습니다.”
►리履 하나라를 멸망시키고 은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의 이름
►걸桀 하나라의 마지막 왕, 성은 사姒, 이름은 이계履癸
►현모玄牡 검은 황소 ►소昭 밝게 밝히다.
►황황皇皇 아름답고 성하다, 크다, 위대하다. ►후제后帝 하늘의 천제天帝 즉 上帝를 말함
►유죄有罪 하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걸왕桀王의 죄를 가리킴.
►폐蔽 숨기다. 막다. 속이다. ►간簡 가려내다.
►짐朕 나, 천자의 자칭 ►만방萬方=만방萬邦. 모든 곳,
은나라 탕왕이 하나라 걸왕을 정벌할 때 하늘에 고하는 글이다.
백성들을 괴롭힌 걸왕의 죄는 용서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정벌하는 것이 백성들을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모든 잘잘못의 책임은 당사자인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서경 탕고湯告>에 같은 글이 있다.
(20-3)
(주나라 무왕이 말했다.)
주유대뢰周有大賚 선인시부善人是富 “주나라가 큰 은혜를 입어 선인들이 많다.
수유주친雖有周親 불여인인不如仁人 비록 가까운 친족이 있다하나 어진 사람만 못하다.
백성유과百姓有過 재여일인在予一人 백성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 책임은) 나 한사람에게 있다.”
►무왕武王 성은 희姬, 이름은 발發, 주문왕의 아들로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였다.
►뢰賚 주다. 하사하다. ►인인仁人 미자微子, 기자箕子, 비간比干을 일컫는다.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고 한 말이다.
먼저 은나라를 정벌한 論功行賞을 하고 친족보다는 어진사람을 존중하고
자신이 백성들에 대하여 책임을 지겠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은나라 탕왕의 글과 비슷하다.
(20-4)
근권량謹權量 심법도審法度 저울과 되를 균등하게 하고 모든 법과 제도를 잘 살피고
수폐관修廢官 사방지정행언四方之政行焉 폐지했던 관직을 다시 살리니 사방의 정치가 바르게 행해졌다.
흥멸국興滅國 계절세繼絶世 멸망한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끊어진 세대를 이어주고
거일민擧逸民 천하지민天下之民 귀심언歸心焉 숨은 사람들을 불러 등용하니 천하의 민심이 돌아왔다.
소중所重 민식상제民食喪祭 소중한 것은 백성들의 식량과 상례, 제사다.
관즉득중寬則得衆 신즉민임언信則民任焉 너그러우면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믿음이 있으면 백성들이 신임하며
민즉유공敏則有功 공즉열公則說 애써 일하면 공을 자랑하고 공정하면 기뻐한다.
►근권량謹權量 무게를 재는 저울과, 부피를 재는 말 또는 되를 균등하게 하다.
►심법도審法度 법률과 제도를 자세히 살펴보다.
►민식民食 농정 ►민敏 민첩하다, 재빠르다, 애써 일하다.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다스린 뒤의 공적을 칭송한 것이다.
내정을 다진 한 사례들을 열거하여 그 공적을 칭송하였다.
양화 (17-6)에도 인정을 펼치기 위한 다섯 가지 사례가 있다.
(20-5)
자장문어공자왈子張問於孔子曰 하여何如 사가이종정의斯可以從政矣
자장이 공자에게 묻기를 “어떻게 하면 나랏일에 나갈 수 있습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존오미尊五美 병사악屛四惡 사가이종정의斯可以從政矣
“다섯 가지 아름다운 것을 존중하고 네 가지 악한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나랏일에 나갈 수 있다.”
자장왈子張曰 하위오미何謂五美 자장이 말했다. “다섯 가지 아름다운 것은 무엇입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군자君子 혜이불비惠而不費 “군자는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
노이불원勞而不怨 욕이불탐欲而不貪 일을 시키되 원망하지 않도록 하며 기대하되 탐하지 말고
태이불교泰而不驕 위이불맹威而不猛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을 갖추되 사납지 않아야 한다.”
자장왈子張曰 하위혜이불비何謂惠而不費 자장이 말했다. “어찌해야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습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인민지소리이리지因民之所利而利之 사불역혜이불비호斯不亦惠而不費乎
“백성들이 편리하고 이득이 있다면 역시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택가로이로지擇可勞而勞之 우수원又誰怨 수고로움을 가려서 일을 시킨다면 또 누가 원망을 하겠느냐.
욕인이득인欲仁而得仁 우언탐又焉貪 인정을 베풀어 인심을 얻었다면 어찌 탐하는 것이겠느냐.
군자君子 무중과無衆寡 군자는 사람이 많고 적음과
무소대無小大 무감만無敢慢 작고 큰 것을 가리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으니
사불역태이불교호斯不亦泰而不驕乎 이 또한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은 것이 아니겠느냐.
군자정기의관君子正其衣冠 존기첨시尊其瞻視 군자는 의관을 바르게 하고 표정은 의젓하며
엄연인망이외지儼然人望而畏之 언행까지 점잖으면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두려워할 것이니
사불역위이불맹호斯不亦威而不猛乎 역시 위엄을 갖추되 사납지 않은 것이 아니겠느냐.”
자장왈子張曰 하위사악何謂四惡 자장이 물었다. “네 가지 악한 일이란 무엇입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불교이살不敎而殺 위지학謂之虐 “백성들을 가르치지 않고 죽이는 것을 잔학하다 하고
불계시성不戒視成 위지폭謂之暴 일러주지도 않고 만들어내라고 하면 난폭하다 하고
만령치기慢令致期 위지적謂之賊 명령은 소홀히 하면서 기한에 끝내라고 하는 것을 해친다고 하며
유지여인야猶之與人也 출납지인出納之吝 위지유사謂之有司
마땅히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받아들여야 함에도 아까워하는 것을 유사라 한다.”
►자장子張 성은 전손顓孫, 이름은 사師, 공자의 제자 ►종從 쫓다, 따르다, 나아가다.
►병屛 가리어 막다. ►만慢 게으르다, 업신여기다. ►첨시瞻視 이리저리 둘러보다. 얼굴 표정
►엄연儼然 사람의 겉모양이나 언행이 의젓하고 점잖다. ►인망人望 세상 사람들이 우러르고 따르다
►인吝 아끼다, 욕심 부리다. ►시성視成 성과만 본다.
►치기致期 기한에 도달하다. ►유사有司 사무를 맡아보는 직무
종정從政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을 담당하는 관리 즉 벼슬아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벼슬아치를 군자라고 보았다.
따라서 여기서 말한 五美四惡에 대한 얘기는 군자가 지켜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오미는 마치 중용사상을 옮겨놓은 것 같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악 또한 중용에 실패할 때에 일어날 수 있는 해악으로 벼슬아치가 경계해야 할 내용들이다.
유사有司는 관직명임에도 해악으로 거론된 것을 보면 옛날에도 “부패관료”가 많았던 모양이다.
(20-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부지명不知命 무이위군자야無以爲君子也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 할 수 없고
부지례不知禮 무이립야無以立也 예를 모르면 몸 둘 곳이 없으며
부지언不知言 무이지인야無以知人也 말을 못 알아들으면 사람을 알아 볼 수가 없다.”
►지언知言 사람의 말을 듣고 그의 마음씨의 옳고 그름을 안다.
천명은 하늘의 명령이며 타고난 운명으로 군자는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는 대인관계에서 지켜야 할 덕목일 뿐 아니라 사회를 유지하는 질서로서 이를 어기면 그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말을 주고받을 때 상대를 비방하거나 헐뜯는 말은 물론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알아듣지 못하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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