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84
탐인호취재貪人好聚財 욕심 많은 사람들 재물財物 모으는 것 좋아해서
흡여효애자恰如梟愛子 마치 올빼미가 제 자식 사랑하는 것 같네.
자대이식모子大而食母 자식이 자라서 제 어미를 잡아먹듯이
재다환해기財多還害己 재물이 많아질수록 도리어 자신의 몸을 해치네.
산지즉복생散之卽福生 나누어 주면 곧 복福이 생기고
취지즉화기聚之卽禍起 모으면 바로 재앙災殃이 일어나네.
무재역무화無財亦無禍 재물이 없으면 재앙 또한 없으니
고익청운리鼓翼靑雲裡 푸른 구름 속으로 날개 치며 날아가리라.
욕심 많은 사람들 재물 모으는 게
올빼미 제 자식 사랑하는 것 같네
자식이 자라면 그 어미를 먹듯이
재물이 많아지면 내 몸을 해치나니
뿌리면 복을 짓는 것이요
모으면 재앙이 일어나고 마네
재물도 없고 재앙 또한 없으니
푸른 구름 사이로 날개 치며 날아가리
탐욕에 찬 사람들 재물 모으기 좋아함이
올빼미 제 새끼 아끼는 것과 같구나.
새끼 자라 어미 잡아먹듯
재물 많아지면 도리어 몸을 해치네.
재물을 흩으면 복이 생기고
재물을 모으면 화禍가 인다네.
재물도 없고 화도 없으면
푸른 구름 속에서 날개를 치리라.
►효梟 올빼미. 어미를 잡아먹는 불효새.
한대漢代에 허신許愼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효梟 불효조야不孝鳥也 “올빼미는 불효하는 새다.
자종조두字從鳥頭 재목상在木上
글자는 새의 머리 부분이 나무 위에 있는 형상이다.”라고 했다.
같은 책에서 오烏 효조야孝鳥也 “까마귀는 효도하는 새다.”라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까마귀는 오늘날 불길한 새로 여겨지고 있지만 宋代 이전까지만 해도 吉祥을 상징하던 새였다.
일본 사람들은 지금도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고 있다 한다.
맹자가 그랬던가.
“재물이 흩어지면 백성이 모이고 재물이 모이면 백성이 흩어진다.”고.
이 말은 백성을 다스리는 자의 덕목을 말하고 있다. 취지는 좀 다르지만
“재물을 흩으면 복이 생기고
재물을 모으면 화禍가 인다네.”라는 말도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다.
재물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나를 구속한다.
나의 자유를 묶어 놓는다. 날개가 있어도 창공을 날 수 없는 새처럼 되어 버린다.
구속 중에 가장 무서운 구속은 마음의 구속이다.
본래 우주의 드넓은 세계에서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것이 마음인데 그 마음을 한갓
재물에만 집중시키면 그것이 좁쌀처럼 좁아져 참다운 자유를 만끽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어찌 가련하고 애처롭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찾기 어렵도다.
넓기로 말하면 법계에 두루하고
좁기로 말하면 바늘도 용납하지 못한다.”고
달마대사는 <혈맥론>에서 게송으로 읊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의 자유와 부자유는 마음의 넓이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재물에 대해 강한 애착심과 집착심을 갖게 되면 마음이 오직 재물에만 한정되어 그만큼 좁아진다.
재물만 크게 부각되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재물뿐이겠는가?
인간의 욕심이 닿는 곳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삽시에 마음을 좁혀 버린다.
그래서 한산은
“재물도 없고 화도 없으면
푸른 구름 속에서 날개를 치리라.” 하고 노래해
화禍의 근원인 재물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도道를 닦아 새들이
‘푸른 구름 속에서 날개를 치’듯 대 자유를 한껏 향유하기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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