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시拾得詩 9
아시야시시我詩也是詩 내 시도 시라고 부를 만한데
유인환작게有人喚作偈 어떤 이는 게송이라 달리 부르네.
시게총일반詩偈總一般 시나 게나 본래는 한 가지이니
독자수자세讀者須仔細 한 자 한 자 자세히 읽어야 하네(者↔書)
완완세피심緩緩細披尋 천천히 자세히 헤치고 찾아봐도
부득생용이不得生容易 담긴 뜻 쉽사리 알아지지 않을 테니
의차학수행依此學修行 시에 적힌 글자 따라 수행하다가는
대유가소사大有可笑事 크나큰 웃음거리 되고 말 것이네
我詩也是詩 내 시는 단순한 시인데
有人喚作偈 사람들은 모두 게偈라고 한다.
詩偈總一般 그러나 시와 게는 원래 같은 것
讀者鬚子細 일을 적에 자세히 알라.
緩緩細披尋 그러므로 천천히 자세히 살펴
不得生容易 함부로 쉽게 여기지 말고
依此學修行 이것을 따라 배우고 수행하면
大有可笑事 크게 웃을 만한 일이 있으리.
►환작喚作 ~이라고 부르다.
산인앙산문山因仰山問 위산 선사에게 앙산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진불주처如何是眞佛住處 “무엇이 참 부처가 머무는 곳입니까?”
사운師云 위산 선사가 말씀하였다.
이사무사지묘以思無思之妙 “생각하되 생각함이 없는 묘로써
반사영염지무궁返思靈焰之無窮 신령한 불꽃의 무궁함을 돌이켜 생각하여
사진환원思盡還源 생각이 다하고 근원에 돌아가면
성상상주性相常住 성품과 형상이 항상 머물며
이사불이理事不二 이치와 현상이 둘이 아니며
진불여여眞佛如如 참 부처가 여여하니라.”
앙산언하돈오仰山言下頓悟 앙산 스님이 그 말을 듣고 몰록 깨달았다.
산재백장山在百丈 위전좌爲典坐
위산 선사가 백장 선사의 회상에서 전좌라는 소임을 맡고 있었다.
백장장선대주인百丈將選大主人 백장 선사가 대위산의 주인을 선발할 적에
내청수좌乃請首座 대중하어對衆下語 수좌를 청하여 대중들에게 말을 하게 하였는데
출격자出格者 당여주지當與住持 “출격자에게 마땅히 주지를 주겠다.”
즉지정병운卽指淨甁云 그리고 곧 정병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부득환작정병不得喚作淨甁 여환작십汝喚作什
“이것은 정병이라고 부를 수 없으니 그대들은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수좌왈首座曰 수좌가 말하였다.
불가환작목목돌야不可喚作木木突也 “나무 덩어리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장불긍丈不肯 내문사乃問師 백장 선사가 수긍하지 않고 이에 위산 선사에게 물었다.
사도정병師倒淨甁 위산 선사가 정병을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
장소왈丈笑曰 백장 선사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제일좌第一座 수각산자요야輸却山子了也 “제일좌가 대위산을 부수어버렸다”
►완완緩緩 천천히. 느리게.
기울기나 비탈 따위가 비스듬하고 민틋함.
►피심披尋 헤쳐서 찾아내다. 자세히 살펴 봄.
►소사笑事 웃음거리